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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그러고보니 오늘은 내 생일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강의를 들으러 가야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오늘은 완전 휴강이다! 축제라 그런지 오늘 완전히 수업들이 보강주간에 휴강을 선언한 관계로 오늘은 편하게 집에서 보낼 수 있는.. 하루.
그래서 오전에는 웹툰 보고 게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결국 돌이켜보면, 이게 내게는 휴식이기는 하다 ㅋㅋ
mbti
uostory에서 내가 도움 받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도움 받기로 결심한 이후로도 나는 대체로 잘 이용하진 않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붙여야겠다 싶어 냉큼 신청했던 mbti 특강. 사전 진단을 받아서 결과도 받아볼 수 있었다. 전문적으로 진단하는 것이다보니 나름 조금 신뢰가 가는 진단이라고 할 수는 있는데.. 그때 검사 결과로 내가 처음 진단했을 때와 같이 infp가 나왔다. 나름 insj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다. 나는 도저히 외향적인 사람은 아니고 좀 더 차분하고 계획적인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지레짐작한 것이다. 그러길 바라기도 했고. 근데 결국 나는 바뀌지 않은 것이다.
그 마음으로 오늘 특강에 임했다. 근데 들어가니까 대뜸 조를 짜라고... 나는 그냥 강의를 듣는 것인 줄 알았는데 심지어 성비를 맞추겠다고 남자는 3명씩만 앉으라고... 들어오자마자 내가 이런 자리를 왜 나왔나 후회했다.
자리는 금새 채워졌다. 남녀 1:1로 6명이었는데, 여성분들은 서로 친구분들이신 모양이었다. 이후로는 그냥, 강사분의 진행에 따라 몸을 맡겼다. 하필이면 나이를 밝히는 시간을 가지게 돼서.. 졸지에 조장까지 하게 됐고 사람들을 리드하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정말 피곤해 진이 다 빠졌다.. 이거 늙은이 차별 아니냐..😥
그렇다고 힘들기만한 시간은 아니었다. mbti에 대해 가지던 막연한 불신을 해소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고, 나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는가 하면 다른 사람을 내가 위험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가지게 됐다.
일단 mbti에서 내가 어떤 특정 성향이 나왔다고 그것만으로 끝은 아니다. 자신이 얼마나 그쪽인지도 명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고, 그 속에서 세부적으로 들어가는 측면도 있다(사실 진단 문항들이 그 세부적인 것들을 묻는 것이라 자칫하면 a를 물어서 b라고 답했더니 나는 b한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하게 볼 것은 얼마나 일관되게 대답했는지라던가 그런 요소. 대답이 일편적인 사람이 있는가하면 아닌 사람도 있다. 아닐수록 mbti를 믿음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거부한다. 물론 지나치게 높은 사람도 믿음의 영역에서 신봉한다.. 아무튼 그냥 내가 infp라고 해서 내가 그 16가지의 유형에 하나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사실 p가 매우 옅다. 다른 날 다시 재면 j가 나올수도 있을 정도. 이런 것은 나를 설명하는데 핵심이 되는 성향이 아니다. 나는 n이 매우 강한데 이런 것이 나를 설명할 수단이 되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까지도 고려해서 mbti를 접근해야 시중에서 mbti로 운명을 결정짓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뭐.. 이거랑 별개로, 대체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으로 16가지 성격을 나눌 수 있는 것도 맞다.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infp관련 설명만 나오면 내가 정말 공감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만 나오더라.
나는 사람들을 대체로 악하게 본다. 내가 생각하는 선, line을 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근데, 그 선이 그냥 내가 남들에게 느끼는 눈치의 선인 경우가 많다. 내가 선이라 느끼기에 남들에게 안하려고 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눈치를 보기에 그것을 선이라 느끼기도 한다. 근데 이 선은 사실 나와 같은 사람들이나 그리 느끼지 그리 느끼지 않는 사람도 부지기수라는 것을 나도 안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악하다고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 대단한 것들도 아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 타인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는 것. 뒤에서 흉보지 않는 것(사실 이건 기준이 좀 애매하다). 뭐.. 조금 더 있겠지만, 이것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사실 이건 내가 생각하는 선의 기준이자 내 사람이 될 조건이기도 했다. 그러니 내 인간관계가 그리도 좁기도 했지.
근데 오늘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이게 다른 mbti에게 있어서 나처럼 악의 조건으로 삼을 만큼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내게는 정말 기본적인 것인데,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항상 치부해왔던 것인데, 어떤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냥 누가 뭐라든 개썅마이웨이. 물론 나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알빠노 시전이지만 지인들에겐 절대 그렇게 못 하는데, 옆 사람이 누구든 제멋대로 갈 길 가는 게 자연스러운 사람이 있다더라고. 그것을 알게 된 것은 내게 사뭇 충격이었다.
요컨대 옆집 사람이 미친 년까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프로도씨는 그냥 그런 성격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건 내게는 조금 신선한 충격이었다.
수업을 듣는 당시에는 조금 불편하면서 재밌는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랑 엮여야 하다보니 불편하지만.. 하는 체험활동은 재밌기는 했다. 하지만 끝나고보니 조금 많이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는 수업이었다.
내 결론은? 나는 여태 내가 생각해온 이 틀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 내게는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이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을 나는 결국 원한다. 그 이하의 사람이 그다지 착하게 보이지 않는데, 나는 착한 사람을 바라니까. 그래서 내가 내 짝을 찾으려면, 나와 비슷한 mbti인 사람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뭐, 이런 결론을 얻었다.
회고 및 다짐
이후에는 다시 집에 들어와서 술 마시는 타임! 술에 꽐라가 되지 않도록 술을 마시는 방법을 익히는 중이다. 집에서 술을 마시기 편한 환경이 되었고, 그런 환경에서 적당히 술을 즐기고 싶어서 너무 과음하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것을 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위스키를 샀을 때부터, 적당하게 술맛을 즐기려고 노력 중이라 지금은 더더욱 적당히 조절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다. 술에 취하되, 졸리지는 않을 정도로. 항상 졸리면 그대로 필름이 끊기고 자니까.
이게 장차 내 음주 습관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나 혼자 부족해서 더 들이키는 상황을 막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굳닭. 이 브랜드의 소시지를 시켰었는데 어제부터 말했듯이 문제가 있어 일찌감치 다른 브랜츠 세일할 때 또 주문을 넣었다. 100개 주문하는 게 가장 싸지만 우리집에는 50개 사는 게 냉동고 용량에 딱 맞아 다른 사람을 구했는데 다행히 사람이 구해졌고, 어제 시켜서 오늘 도착해서 내가 집 앞까지 배송을 도와줬다. 여성분이어서 조금 놀랐다.. 식단 관리를 빡세게 하는 분이신듯.
아, 역시 나는 위스키보다는 전통주이다. 이 짭쪼름한 느낌, 흙내음이 나는 취향에 맞는다. 화요 41도가 스카치 위스키보다 훨씬 맛나다. 이 향긋함에 내가 전통주를 못 끊는다,, 이먈이야!
알코올이 담긴 그대로 술을 마시기보다는 역시 산소가 조금 녹아든, 알콜이 조금 날아든 상태의 술이 목넘김이 좋고 위가 쓰리지 않다. 그게 진짜 온전한 향을 느끼기에는 좋은 것 같다. 여태 먹어본 바로 베스트는 미지근한 물을 몇 방울 떨어뜨려주는 것이다. 이게 뭐 대단한가 싶었는데, 진짜 효과가 대단하다.. 목을 넘어갈 때 느낌이 다르고 온전하게 술의 향에만 집중을 할 수 있게 되더라고.
프로도 씨가 생일이라고 선물을 줬다. ㅋㅋ 괜히 선물 받으니까 또 마음이 혹했는데, 역시 금방 마음은 수그러들었다. 아닌 건 아닌 거니까. 그래도 정말 고마웠다. 앞으로도 좋은 친구로 계속 남고 싶다!
오랜만에 하튠님도 내게 톡을 걸어왔다. 뭐랄까, 이쪽 인연은 내게 특별한 인연이라 조금 놀랐다. 나는 한쪽 취업하기 전까지 연락 아예 끊을 목적으로 있었는데 생일이라고 연락이 와서.. 뭐, 당연히 내 맘으로서야 안 반가울 수가 없다. 진짜 다음 번에는 감자술이고 이과두주고 맘껏 살 수 있는 상태에서 율죽헌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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