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4-2학기(23.03.02~23.06.21)

20230523화-이겨야 하는 싸움

제로타이 2023. 5. 23. 18:46

 

목차

     

    바선생 재출몰

    여느 때와 같이 일어나 밥을 먹고 강의를 들으러 나가기 직전, 부엌에서 바 선생을 또 마주했다. 분명 아까 밥을 조리하러 부엌에 갔을 때는 없었거늘.. 너무 대놓고 나 봐주소 하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놈은 도대체 어디에서? 모르지만, 부엌 근처에서 나오는 바 선생은 조금 의심이 가는 구석들이 있긴 하다. 아무튼 위생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게 내게는 가장 타격으로 다가왔다.
    이 놈을 잡기 위해 한바탕 전투를 치뤄야했다. 여태 잡았던 놈들은 다들 순순히 잡혀줬는데, 이 놈은 내 손이 닿기 직전에 빠르게 급선회를 해서 도망치는 것이 아닌가. 오랜만에 저 발놀림 속도를 보고 또 적잖이 놀랐다. 사실 7살 이후로는 집에서 바퀴를 마주한 적이 없다보니, 저놈들의 스피드를 간과한 것이다. 저렇게 풀 스피드를 내고 있는 상태에서는 도무지 잡을 자신이 안 들더라고. 이때 살짝 공포심이 생겼다. 내가 이놈들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어느 날 내 머리 위에서 나를 농락하고 있는 이 녀석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안 그래도 아침에 시간도 없는데 이 놈이 요리조리 피해서 마음이 계속 조급해졌다. 그러다가 이놈이 바닥쪽으로 떨어졌는데 아무래도 스피드에 모든 걸 투자하느라 벽을 탈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 친구 몸이 뒤집어져서 허우적대는 틈을 타 승부를 냈다.

    여태 침대 근처에서만 녀석들이 나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그럴싸한 곳에서 놈이 출몰했다. 그래도 이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먹이 덫을 주방에도 설치했건만 효과는 없었던 것일까? 이거 먹으면 이 친구들이 많이 활보한다고 했는데 그러지도 않고, 오늘 상태는 매우매우 쌩쌩했다.

    일단 강의를 듣고 온 이후 재차 대대적으로 트랩을 설치했다. 부엌에서 나오는 것도 확인됐으니 이 놈의 경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있을 만한 곳을 생각해봤다. 내가 일어나자마자 발견하지 못한 것은 이 놈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말도 되지만 해당 위치 근처에 잠복해있었다는 말도 된다. 요컨대 한밤 중에 부엌으로 이동했거나, 애초에 부엌 근처에 있었거나. 그러면 어떻게 갑자기 그런 위치에 딱 있었을까? 내가 의심되는 곳은 모양만 있는 환풍기 쪽. 위쪽 선반에 케이블 때문에 구멍이 뚫려 있는 곳이 있는데 그 뒤에서 이 놈들이 나온 것 아닐까. 거기에서 활보하다가 문 사이로 비집고 나와서 그대로 추락해서 해당 위치에 딱 있게 된다고 치면 아주 그럴듯한 설명이 된다. 그래서 해당 선반 쪽에도 트랩을 설치했다. 마침 부엌 쪽에서 나왔다보니 하수구에서 올라왔을 여지가 있는지도 살펴보았는데 크기 상 절대 불가능해보였다. 그리고 크기를 봐 다시금 생각한 건데 트랩을 설치할 때 뚜껑을 닫으면 이 놈들이 먹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 설치해뒀던 것들 뚜껑도 제거했다. 
    부엌을 위주로 조사를 하다가 발견한 것. 정확하지는 않지만, 검은 부스러기들이 있는 게 아마 이놈들의 배설물이 아닌가 싶더라고. 인터넷에 찾아보면 배설물이 엄청 많이 모여있던데 내 자취방의 경우 그렇지는 않았다. 딱 세 덩이가 있었는데 그래도 저 자리에 그런 덩이가 있을 만한 것은 역시 배설물이 아닌가 싶었다.

    부엌과 침대.. 위치 상으로 너무 떨어져있는데 혹시 집에 두 군집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건 정말 끔찍하구만. 한쪽을 제거해도 다른 쪽이 남을 수도 있다는 거잖냐. 부엌 쪽은 위치가 특정이라도 되니 다행인데 침대 근처는 정말 어떤 경로로 나오는 것인지 조금도 감이 잡히지 않아서 이쪽은 두렵다. 미지의 공포랄까..
    오늘 만난 녀석이 너무 나를 깜짝 놀라게 해서 조금 마음이 해이해졌다. 이길 수 있을까..? 근데 못 이기면? 그게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지는 몰라도 그러면 결국 내가 집을 나가던가, 공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 다 용납할 수 없다. 결국 이겨야만 한다.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집주인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업체 이야기를 한번 해보던가 해야겠다.

    고데분

    오늘은 딥러닝 회귀분석 예시를 보았다. 프레임워크는 케라스를 사용했는데, 써보니까 케라스는 파이토치보다는 훨씬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파이토치에서 사용되는 sequential 같은 모듈은 아무래도 케라스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케라스를 사용하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고 이걸 파이토치랑 비교하는 작업도 해보고 싶었는데, 이전에 조교가 내 코드를 멋대로 추가하는 것을 원치 않아하기에 결국 그만두고 오늘 강의에 참석했다.
    근데 강의 끝날 때 이걸 파이토치로도 작성해보라는 멘트가 있어서 집에 와서 바 선생과의 싸움을 한차례 더 대비한 후 오랜만에 파이토치를 좀 만졌다. 하면서 간만에 부캠 시절 자료들도 조금 보게됐는데, 이거 빨리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회고 및 다짐

    전번에 굳닭 제품 소시지가 훼손이 되어 있어 문의를 보내고 해당 제품을 섭취하지 않았는데, 오늘 또 비슷한 일이 있었다. 훼손이 되어 있는데 전번에는 칼질로 그은 듯한 흔적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때는 그냥 해당 제품값만 환불해주고 끝을 맺었는데, 또 이런 일이 발생하니 그냥 단일로 환불만 받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신경을 긁는 일들이 생기는 거지..?!

    요즘에는 운동하면서 선형대수학 강의를 보고 있다. 통계도 보고 선형대수학도 보고. 당장 보는 게 좋겠다 싶은 것들을 바로 보는 편인데, 보면 볼수록 아직도 내가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용이 어려운 건 아닌 것 같은데 내 머리에 제대로 박혀있지 않아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는 개념들이 많다. 그만큼 익숙하지 않다는 뜻이렷다. 통계 쪽은 현재 강의라도 듣고 있으니 망정이지, 선형대수학은 정말 따로 공부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안 그래도 어제 계절 수업에서 인공지능 심화수학을 신청했는데 이것으로 그런 효과를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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