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4-2학기(23.03.02~23.06.21)

20230427목-폭풍전야, 싸피

제로타이 2023. 4. 27. 22:49

 

목차

     

    간밤에

    사실 어제 멀쩡히 자지는 않았다. 전번에 용준이가 와서 집에서 묵고 갔을 때 마시던 안동 소주가 아무래도 한번 뜯었는데 그냥 보관하기가 좀 그래서 빨리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시험이 끝났네? 오늘 저거 비워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술잔을 기울였다. 근데 좀.. 많았다. 45도짜리 600ml를 나 혼자 다 마시기에 내가 주량이 센 편은 아니라 그대로 필름이 나가버렸다.. 그래도 어케 술을 다 비우기는 했다. 

    일단 이후 스토리 이전에 안동 소주 리뷰를 하자면, 첫맛이 굉장히 짭쪼름하다. 그래서 맛이 들어간 술이라는 느낌이 들고, 그 이후에 목넘김은 적당하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특이한 나무 향이 있어 이게 숙성된 술이라는 느낌이 확 든다. 아무튼 내가 산 안동 소주는 굉장히 맛이 좋았다. 이게 선물용으로 좋은 술이라는데, 꼭 체크해두자.

    이게 그냥 평소처럼 동영상 보면서 천천히 먹었으면 필름이 나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문제는 프로도 씨랑 공부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는 것... 이 친구가 공부하고 있다길래 또 내가 빠질 수는 없겠다 싶어서 괜히 무리해서 디코를 켰다. 중간중간 마구 이야기를 하기는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내가 공부를 방해한 꼴이 아닌가.. 심지어 나는 중간에 필름이 끊겨서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프로도 씨가 잠시 전화한다고 나갔을 때, 그때 내가 취기가 올라 잠시 산책을 하러 나갔는데 들어오니까 너무 취했다 싶어서 자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후의 기억이 없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나는 컴퓨터를 끈 상태였고, 침대에서 꾸르잠을 때리고 있었다. 근데 컴퓨터를 끄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모르겠더라는 것이다. 
    나중에 프로도 씨한테 사과하고 물어봤는데, 그 이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한다. 정확히는 그때 바로 내가 뻗은 모양이다. 컴퓨터도 끈 게 아니라 절전 상태가 됐던 것이었다. 

    프밍기초

    으흠.. 안주를 거의 먹지 않고 도수가 센 걸 들이부으니 아침에 속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 수업 갈 때 진짜 일어나기 싫은데 억지로 가듯이 갔다. 억지로 씻고, 억지로 빨래하고.. 밥도 안 먹어서 그런지 속이 계속 종일 안 좋았다. 

    빨래를 너느라 수업 시작 1분전에 학교로 출발했는데 3분만에 강의실까지 갔다. 진짜 각잡고 가면 엄청 빠르구만.. 이제는 진짜 자전거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렷! 

    팀원이 또 바뀌었다. 근데 이번 팀원은 뭔가 나랑 소통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더라. 애초에 열심히 수업을 듣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말도 없이 갑자기 혼자 나가버리고, 자리를 옮기더라고. 그래서 나도 생까기로 마음 먹었다. 그냥 예의가 없는 타입인 것 같은데 굳이 내가 꿀리는 것도 말 섞을 필요도 없으니까.

    저번주에 봤던 시험 결과가 나왔는데 뭔가 교수님이 구태여 1등의 점수를 까발리셨다.. 98.3! 한 문제에서 감점만 당한 점수이다. 교수님이 1등이 인공지능학과 학생이 아니라서 놀랐다는 투로 말씀하시면서 그 1등이 철학과라고 언급을 하시는데.. 나랑 안면있는 사람들은 여기에 철학과가 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는데. 엄청 칭찬하시면서 이런 학생은 뭘해도 잘될 놈이다 오구오구 해주시는데 나를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내게 하는 말이라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 공개된 자리에서 칭찬을 받아본 게 굉장히 오랜만이랄까, 아니 생각해보면 알고리즘 때도 칭찬 받고 확랜프 때도 칭찬 받고.. 고데분 때도.. 음. 이산수학 빼고는 다 칭찬 받으면서 강의를 듣고 있구나. 
    뭐.. 결론적으로는 내가 1등했고, 유일하게 모든 문제를 맞춘 학생이 됐다. 사실 프밍은 시험 준비 하나도 안 하고 왔는데 이게.. 참 뭐랄까 좋으면서도 조금 착잡하다. 다른 시험들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이 착잡함은 금방 가실 것 같다. 아쉽게도 알고리즘은 내가 수업을 빼먹을 예정이라 들을 수 없겠지만.

    이번에는 수업에서 조금 배울 것들이 있었다. static, extern, const, register, volatile 등의 자료형에 대한 것을 배웠는데 나는 이쪽을 공부해본 적이 없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extern과 static은 자주 사용하는 것들이니 꼭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static은 블락 안에서 전역 변수처럼 사용할 때 사용한다. 정적 지역 변수라 부르는데, 전역변수와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바로 링킹의 과정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extern은 헤더에 넣지 않고 다른 파일에 있는 변수나 함수를 쓸 때 사용한다. 컴파일할 때 두 파일을 같이 컴파일하면 되고, 말 자체는 다른 곳에 이미 있는 이름이니까 그거 사용하라는 뜻.
    register는 내가 컴구에서 열심히 배운 그 register가 맞는 것 같다. 메인 메모리보다 더 빠른 캐시 메모리보다 더 빠른 그냥 cpu내의 공간을 사용하는 거라 연산이 어마무시하게 빠르다고 한다. 이미 c도 충분히 빠른 것 같은데 더 빠르다니.. 뭐, 컴구를 배우고 있는 나로서는 그게 왜 빠른지 조금 더 깊게 이해를 하고는 있지만 아무튼 레지스터를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새삼 신기했다. 자료형을 어떻게 사용하려나? 기본적인 레지스터처럼 int형 정도의 크기만을 선언할 수 있을까? 크면 레지스터를 이어붙여서 사용하나?
    volatile은 완전히 처음 들어봤는데, 컴파일러가 해당 변수에 대해 최적화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volatile이 선언된 변수는 코드가 실행될 때 해당 변수를 사용할 때 무조건 메모리에서 불러오도록 컴파일러가 변환한다. 한번 불러서 레지스터에 등록해서 사용하지 않고, 매번 해당 값을 메모리에서 불러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임베디드에서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고 한다. 가령 usb포트에는 다양한 기기를 꽂을 수 있는데 이럴 경우 usb포트는 매번 자신이 무엇에 연결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그래서 매번 자신에 무엇이 꽂혔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프로세스, 페이지와 세그먼트 개념도 맛봤는데, 듣다보니까.. 엄청 유익하고 재밌다. 기회가 된다면 임베디드 쪽도 좀 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임베디드 프로그래머의 치명적인 단점 - 코드도사 (codedosa.com) 해서 찾아봤는데 보자마자 이런 글이 나오네.. 하하.. 조금 더 알아보자.

    회고 및 다짐

    동찬이와 가볍게 술 한잔. 어제도 마셔, 오늘도 마셔, 내일도 마실 예정이니 술독이 올라도 이상치 않겠다. 그래도 오늘은 많이 마시지 않았다. 비싼 소주를 입에 대다 보니 이제 희석식으로는 정말 만족할 수 없는 입이 되어버린 건가, 진로가 왜 이리 쓰기만 한지. 들어보니까 아주 찐하게 썸을 타고 있던데, 밤에 같이 산책을 해야 한다기에 많이 마시진 않고 절제했다. 사실 나도 내일 아침 일찍 나가봐야 해서 부담돼서 그런 핑계를 댄 것이기는 한데, 술이 좀 안 받기도 했다. 지내다보니 이 친구도 참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

    싸피에 한번 눈독을 들여보자. 이제 막 취업 준비를 시작한 나로서는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 물론 지금도 취업 지원 넣을 곳은 계속 찾아보는 중이지만, 이 기회도 놓치기는 아깝다. 
    보니까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나누는데, 나는 전공은 아니지만, 내가 급이 낮지는 않지.. 않나. 이거 참 이럴 때는 내 학력이 조금 거슬리기는 한다. 특별하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또 메리트가 없다. 뭐, 어찌 되든 상관없다. 실력으로 부술 뿐이다. 
    오늘 시험 성적 나와서 한창 뽕이 올라있는데, 자만하지 말고 정진하자.

    내일 전주.. 많이 기대된다. 오늘 날씨도 딱 좋았는데 내일도 이랬으면 좋겠다. 간만에 여행에 처음 가보는 전주. 더할 나위 없이 친한 친구들.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그러고보면 이십대 중반이 넘어서 이십대 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역시 자취를 진작에 했어야 했는데. 자취를 해보겠다는 그 도전 정신에 나는 계속 바뀌어 나간다. 
    물론 10명도 안 되는 알고리즘 수업을 빠지는 것은 교수님께 매우 죄송한 일이지만.. 심지어 교수님이 나를 매우 좋게 보고 계셔서 또 찔리기도 하지만... 죄송함미다 교수님!

    강릉이 떠오른다. 하튠님은 잘 지내시려나. 요즘 디코에 다시 출석을 하는 것 같던데, 나도 다시 껴서 만나보고는 싶다. 하지만 이제는 꿈을 가슴에 새겼으니 더 이상 절망으로만 들어가던 시기의 상징을 당장 가까이 할 수는 없다. 하기로 했으면 할 뿐. 열정만은 놓치지 않으리라. 되고 싶은 사람이 된 후에 뒤돌아보자. 그게 하튠님과 했던 약속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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