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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팅데이
오늘은 아침에 바로 일어나 헬스를 갔다가 바로 논현으로 향했다. 어무이가 족발을 사주신다는데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샤워하고 양치하고 바로 나가서 나른한 상태로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왠걸, 가는 내내 땀이 삐질삐질나서 불쾌한 시간을 보냈다. 물론 가게 도착하고나서는 야무지게 족발을 수 있었다! 근데 내가 먹는 양이 줄어든 건지, 기름이 거북한 건지 조금만 먹었는데도 금새 배가 불러서 많이 먹지를 못했다. 온 김에 요즘 새로 만들게 된 메뉴인 요거트 팥빙수도 먹어보고. 역시 팥빙수가 맛있긴 하더라! 너무 달아서 몸에 죄를 짓는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한번쯤은 괜찮잖냐!
오랜만에 학교 친구
이후로는 집에 돌아와서 용준이를 맞이했다. 용준이가 주말에 올라와서 우리 집에서 하루 묵고 가기로 했던 지라 나름 친구를 집에 들이기 위해 채비를 해뒀다. 집은 좁아도 편히 즐길 수는 있는 공간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으니까. 전반적으로 집 청소도 해두고, 술도 몇 개 새로 사두고, 안주랑 얼음도 준비했다.
용준이가 오고, 바로 저녁은 제육볶음나라에서 처리했다. 많이 먹으면 야식을 먹기가 힘들 것 같아서 적당히만 먹었다. 집에서는 별빛 청하, 서울의밤 스컬, 안동소주를 깠다. 안동소주는 저번에 마시려다 힘들어서 관둔 건데 이번 기회에 마셔보니 맛이 확실히 좋았다. 향 좋은 위스키를 마시는 느낌이라고 할까, 오묘한 나무향이 느껴져서 마시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비싼 값은 하는구만! 다만 용준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니 말이 계속 많아져서 술에 제대로 향을 음미하면서 먹기가 조금 어려워 다 마시지는 않고 결국 남기게 됐다.
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금새 흘러가서 이번에 11시 조금 넘겨서 실크로드로! 자취방에서 계속 떠드는 건 민폐니까 일찌감치 자리를 옮긴 것이다. 용준이에게는 좋은 경험으로만 남겨져 있는 곳이 아니기도 하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경험들로만 채워주고 싶었다. 내 기억 상으로 실크로드가 2시까지였는데 1시에 문을 닫는다기에 어쩔 수 없이 조금만 즐기다 갔다.
다음은 노래방에서 한시간. 내가 노래 잘 부르는 게 있냐, 그냥 랩만 벅벅 불렀다. 술 들어가니까 성대가 닫혔는지 발성이 힘들었다. 그리고 이후에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그냥 산책 좀 했는데, 중간에 진구 형한테 전화가 와가지고 의도치 않게 또 이야기가 길어졌다. 결국 새벽 4시 다 돼서 집에 들어오게 됐다..
아, 이야기하다가 홧김에 정해진 건데 다음 주 금요일에 전주에서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오랜만에 삼자대면이라 굉장히 설렌다. 또 처음 가보는 지역이라 관광도 제대로 즐기고 올 생각하니 너무 좋다! 근데.. 불가피하게 알고리즘 수업을 한번 빼먹어야 할 것 같다.. 핑계를 대서 빠질까도 생각해봤는데, 그냥 정직하게 수업을 빠지는 게 맞는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수업이 빠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지.. 이미 기차표까지 다 구해놨다고!
다음을 준비하는 하루
새벽 4시에 집에 기어들어와 기차표 예매하고 9시쯤에 기상. 나는 평소 일어나듯이 8시반에 한번 깼는데, 피곤해서 더 잤다. 용준이가 11시에는 떠나야 하는 관계로 9시반에는 일어나게 시켰다. 든든하게 해장국도 한번 먹어줘야 하는데, 12시 밥약속이 있다고 해서 차마 뭘 먹일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배웅만 해주었다. 다행이 우리 집에서 하루 잘 묵고 간 것 같다.
배웅해주고 돌아와서, 많이 마시지 않은지라 그다지 숙취도 없었고 해서 점심을 대충 떼우고 공부를 시작했다. 당장 내일이 시험이니까 마냥 또 술 마신 다음 날이라고 해서 쉬고 있을 수는 없다. 또 운동도 그만 둘 수 없지! 결국 아침만 제외하면 그냥 평소 같은 하루로 돌아온 듯.
회고 및 다짐
프로도 씨는 금요일 대전에 내려가서 찐친과 놀고 왔다는데 매우 즐겁게 즐긴 모양이다. 나랑 만나자마자 한창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자랑을 하는데, 나도 친구랑 있던 일 자랑할까 하다가 말았다. 하하.. 일단 공부해야 하잖냐. 나를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서 나로서는 딱 좋다. 서로 편한 관계로 응원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었으면 한다.
한평생 우러러 친구를 사귈 수 있다면 여한이 없다는 류의 말이 있다(정확한 어구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떨까, 나는 여한이 없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내가 모든 것을 접촉하고 만날 수는 없지만, 그런 것이 유독 아쉽게 느껴지는 나날들이 간혹 있다. 이상으로서 의미를 가지는 세상을 동경해봐야 남는 것은 염세와 자기 혐오일 뿐인데도 그런 것을 바라는 것도 어쩌면 하나의 죽음 본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저번에는 뒷바퀴가 문제였는데, 이번에는 앞바퀴가 말썽을 일으켰다. 용준이를 마중나가기 위해 청량리 갈 때 타고 난 이후로, 일요일 저녁에 헬스장을 가려고 자전거를 타는데 앞바퀴의 바람이 완전히 빠져있었다. 조금 헐렁해졌다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빠져버렸다. 이전에 찾아본 바로, 이렇게까지 바람이 새어나간 케이스는 구멍이 난 것이라고 들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람을 계속 채워봤지만, 그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었다. 구멍이 났다면 내가 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괜히 희망을 품고 더 오래 펌핑을 했는데, 당연히 소용은 없었다.
청량리를 갔을 때 유리조각을 밟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이웃의 소행일 수도 있을까? 내가 원한을 사고 다니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미 나는 주변 이웃에 대해 좋은 인상을 많이 버린 상태라 그쪽으로도 조금 의심이 가긴 한다. 아무튼 내일 시험보러 학교에 갈 때 같이 가지고 갔다가, 그대로 또 로터리 쪽으로 내려가서 바퀴를 갈아끼워야 할 듯.
그럼 점심을 또 밖에서 먹어야 하나.. 식단이 계속 꼬이네. 금요일 내려갈 것을 생각하면 화요일부터 양상추를 먹는 것이 맞을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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