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마지막 계절&D-싸피(23.06.22~23.07.04)

20230701토-이사

제로타이 2023. 7. 2. 01:07

 

목차

     

    바쁜 하루

    어제 밤잠을 설쳤다. swea 코테 문제를 푼다고 1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 이후로 잠이 오질 않아서 강의 영상을 계속 틀어놨다. 잠이 올 것 같으면서도 오지 않는, 정신줄이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끝내 잠에 잘 들지 못했고 아침 6시가 돼서야 잠에 들어서 조금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왜 그랬을까. 잠 타임을 한번 놓쳐서? 애매하게 들어간 술이 속을 괴롭혔나? 누웠는데 또 숨 쉬기 불편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시간이 없는데 이런 것에 일일히 영향을 받아서야 원. 

    당신 인생의 이야기 발제를 맡은 관계로 일단 읽기 시작. 에피소드들이 나뉘어져 어떻게 진행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 기억나는 문구들을 정리하기 위해 또 조금씩 깨작이면서 하는 중. 이걸 2주만에 할 수 있다고 말하면 안 됐는데.. 사서 고생이구만 아주. 사람들의 의사를 묻는 것을 위주로 하고 비상한 발상이 보이는 부분에서는 if를 세워보자.

    1. 맘에 드는 에피소드와 그 이유?
    2. 네 인생의 이야기 관련 -
    3. 영화와 연관지어 생각하기

    읽다가 귀찮아서 또 swea 문제를 풀러. 문제는 어렵지 않은데, ide가 너무 불편하다. 괄호 자동완성도 안되는 주제에 괄호가 서로 붙어있으면 커서가 어디 있는 파악이 안 된다. 스페이스 바와 탭 자동 변환도 안 되고 스페이스 바가 몇 번 눌려있는지 확인이 안 돼서 들여쓰기가 얼마나 됐는지도 모른다. 에러 메시지는 중간에 잘려서 나와서 그냥 감으로 에러를 맞춰야 하고 흔히 쓰는 단축키도 적용이 안 된다. 나중에 계속 이 환경을 사용해야 할 것 같아서 계속 연습한다는 느낌으로 하고는 있는데, 이게 맞나 싶다.

    이전에 한 학우가 파이썬의 장점은 숏코딩에 있다고 했던 것이 기억나 어렵지도 않으니 코드나 줄여보자 하면서 하는데 나름 재미가 있다. 가독성은 ai가 나중에 알아서 해주는 시대가 오겠지..! 함수 이름을 바꾸는 짓거리까지 하면 아마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너무 억지라는 느낌이랄까, 최소한 여기에서 쓴 방법은 파이썬에서 간단하게 제공하는 간략화 기법들을 최대한 활용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 기법들을 익숙케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함수 이름 바꾸기는 어떤 의의가 있겠냐.

    이사 전편

    14시에 논현으로 출발. 어무이 왈 냉장고와 세탁기를 옮겨야 한다고 하셨다. 이미 당근으로 구해놓으셨고 이를 옮기기 위해 용달까지 불러놓은 상황이라고 들었다. 내 집이니까 내가 알아봐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집이랑 안 속 기기들도 부모님이 다 알아봐주시게 된 집.. 물론 나만 쓰는 것은 아닌 집이긴 하다. 아무래도 일하는 곳이 논현이시니 잠시 쉴 때 이 집에 와서 쉬실 요량이신 듯하다. 어떻게 보면 내가 꼽사리를 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명의는 내 집인.. 이거 이따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고.

    위치는 가까웠다. 가면서 들어보니 전세로 나온 집인데 기본으로 딸려있던 냉장고와 세탁기를 부가적으로 구매할 사람에게 파는 모양이었다. 그게 마침 부모님이었던 것이고, 그래서 빈 집이라 들어가서 편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용달 아저씨도 금방 오셨는데, 솔직히 할아버지라 부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아무튼 용달 아저씨와 함께 냉장고와 세탁기 내리기. 한 층을 내려가야 했는데 내가 요령이 부족해서 허리가 조금 혹사당했다.. 군대에서는 계단이 넓어서 대체로 양 옆으로 잡고 내리고, 택배 일할 때는 그냥 모든 걸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주의 무게였으니 괜찮았는데 이건 계단 뒤쪽에서 잡고 내려가는 쪽이 어떻게 자세를 잡아야할지 영 모르겠더라고. 앞쪽이 힘들까봐 최대한 내가 자세를 낮춰잡고 내려갔는데 이게 허리에 굉장히 안 좋은 자세였던 듯하다. 허리가 아작나는 느낌은 없기는 했는데 뒤에서 구경하시던 분이 위험하다고 하시더라. 냉장고는 힘들게 내렸지만 세탁기는 비교적 가볍기도 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도 잡아서 쉽게 내릴 수 있었다. 

    용달 아저씨는 정말 친절하셨다. 목적지까지 우리도 함께 타고 갈 수 있게 해주셨고, 심지어 이후에 우리가 책상을 또 받으러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공짜로 그것까지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셨다. 말이 굉장히 많은 분이셨는데, 나중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무원 노조 사무총장까지 역임하셨던 분이셨다 ㄷㄷ. 젊은 날에 대장부의 일을 하시고 노년에 돼서 그냥 적당히 취미 정도로 용달 일을 하시는 분이셨던 것.. 이 어찌나 멋있는 삶이란 말인가. 말도 위트있게 하셔서 나는 본받을 사람으로 한순간에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상은 사무 빌딩 10층에 위치해있었고 잠시 수위에게 양해를 구하고 주차장에 주차한 뒤에 빠르게 가져왔다. 무게가 가볍고 엘리베이터를 탔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었다.
    문제는 오로지 날씨였다. 습하고 더운 날씨.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이건 아니다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올 정도의  무더위 속에서 이 짐들을 옮기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용달 차에서 나오는 에어컨은 영 힘이 딸려서 셋이서 낑겨탄 차 내부는 불쾌감을 조성했다. 오로지 이 용달 아저씨의 재치의 힘만으로 그 상황을 견디며 힘듬을 잊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가본 집. 나는 월세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정확히는 반전세라고 하시더라. 그렇지, 어떻게 월세로 보증금을 8000을 떼어먹냐. 처음 집의 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어머니는 좋아하셨지만 나는 넓은 것에 대해 그렇게 크게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건조기까지 들어가면 내가 인정을 하겠다.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잖냐. 방 넓이는 그래, 수련원 갈 때 보통 지내는 방 정도의 크기라고 보면 되겠다. 단칸방으로 이뤄져 있었고 창이 두 개가 나있다는 것은 꽤나 좋은 점이기는 하나 딱 봐도 벌레에 취약한 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충 봤을 때 바닥에 떨어진 검은 부스러기, 형은, 다 알 수가 있다? 돌아봐도 거꾸로 봐도 지구 반대편을 찍고 땅을 뚫어서 뒤에서 봐도 바 선생님의 흔적 아닌가. 지금 있다고 장담은 못 하지만, 절대로 걱정하지 않을 수도 없겠다는 느낌이었다.
    용달 아저씨는 집에 기구를 넣는 것까지 도와주시고 힘에 부친 표정으로 깔끔하게 떠나가셨다. 어머니가 너무 감사해서 만 원까지 더 얹어주셨다고 하는데 아빠가 알면 극대노하겠지. 나는 서비스에는 정당한 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무적으로 내고 봐야 하는, 의미를 알 수도 없는 서양의 팁 말고 내가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정말로 받았다면 충분히 그것에 나는 값어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아무튼, 그 분을 잘 배웅해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내가 조금만 더 사람을 잘 대했다면 참 좋았을 텐데. 

    내 고향

    일단 큰 짐을 옮기는 것이 일단락된 이후, 남은 것은 내가 살면서 필요한 것들을 채워넣는 것이었다. 일단 인터넷을 깔고 도시 가스를 연결하는 것은 내 일은 아니었으니.. 사실 이것도 내가 신청을 해보는 경험이 필요한데 내가 당장 경험도 부족하고 시간이 없어서 아쉽네. 기사님이 인터넷을 설치하시는 동안 엄마는 잠시 가게를 보러 가고, 대신 아빠가 차를 가지고 매트릭스를 가지고 왔다. 그 후에는 함께 가게로. 가게가 정말 가까워서 차로 굳이 가는 게 더 손해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좁은 골목을 다니는데는 그만큼 좁은 몸뚱아리가 유리하기 마련이다.

    지도로는 대충 봤지만 이동할 때 논현초와 굉장히 가까운 집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는데 아무래도 조금씩 내가 아는 도로들이 보이니까 뭔가 낯선 느낌이 사라졌다. 이 곳은, 내가 살았던 나의 고향이다. 희진이와 멋모르는 우정을 나누고, 수영하다가 물에 빠져 죽는다는 것의 무서움을 깨닫기도 하고, 아빠가 엄마를 때리고 할아버지가 나의 산타클로스였던 그런 나의 고향.

    삶이 살음으로, 넓던 점은 기나긴 선이 되고, 동선에 지나지 않았던 거점이 다시금 내게 고향으로 다가왔다.
    어느 길 따라 가다 보면 넓은 아스팔트 길을 가리는 세계수가 있을 것이다.
    그 시절 되돌아가지 못하니 새로운 꿈을 꿀 수밖에. 도약해내보자, 그리 다짐한다.

    이사 후편

    자취방에 가서 가져올 것들을 가져오기. 엄마와 함께 했다. 나 역시지만 점심을 먹지 않았기에 일단 학교쪽으로 가서 점저를 해결하기로 했다. 나는 한번이라도 어머니에게 동해루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주말에는 아예 운영을 안 하시더구만.. 포핸즈도 문을 닫았고, 결국 조마루 감자탕을 갔다. 예전에는 앉은다리로 밥을 먹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식탁이 전부 배치되어 있었다. 나름 이것도 풍파라면 풍파인 걸까. 나는 이곳에 많은 기억은 없는 관계로 추억 회상을 할 구석은 그다지 없었다. 뼈해장국 하나에 9천원이라 가격적인 메리트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양이 많이 나오더라.. 맛도 괜찮아서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곧바로 자취방으로. 가는 길은 꽤나 막혔다. 내가 짐 정리를 해둔 것이 하나도 없었던 관계로.. 일단 간단하게 짐 정리를 했다. 나는 최소한의 짐만 가져가길 바랐는데 어머니는 당장 옮길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옮기겠다는 생각이신 모양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책과 음식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짐을 싸들고 새로운 자취방으로 향할 수 있었다. 아, 자전거까지. 이거 언제 다시 집으로 가져가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논현으로 가는데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짐도 대충 옮기는 것 자체는 그다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어머니는 가게를 교대하러 가셨고, 나는 홀로 남아 짐을 풀고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바닥을 걸레로 싹 닦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리 안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바닥이 정말 더럽다고 느꼈다. 먼지가 눌러 앉은 느낌과 바퀴벌레 똥으로 추정되는 것들을 그대로 남겨둘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를 빡빡 힘을 줘서 밀어냈다. 이게 시간이 많이 소요돼서 오늘의 작업은 거의 이것만으로 이뤄졌다. 중간에 아빠가 왔는데 왜 왔는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금방 갔다.
    열심히 바닥을 닦으니 ab 롤아웃 운동하는 느낌이 나더라. 모쪼록 이것으로 오늘치 운동은 퉁칠 수 있을지도..

    이후에는 컴퓨터를 설치하고 일기를 쓰면서 하루 마무리! 이로써 간단하게나마 내 이사는 1차적인 완료를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옷을 둘 행거도 없고, 세탁기는 두기만 하고 설치는 하지 못했다. 서랍들이 좀 필요할 것 같다.그래야 이 짐들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리라. 

    회고 및 다짐

    심적 부담이 많다는 것이 느껴진다. 해야 할 것이 많으니 계속 헤맨다. 이것도 해야 되는데 저것도 해야 하고, 이건 나중에 해도 되는지, 저건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다 제각각이라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게 녹록치 않다. 종류도 다 저마다라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이 시간을 빌어 나는 성장하고 있는 건가? 잘 모르겠다. 그냥 허우적대고 있는 것만 같다. 

    첫 자취 생활 때도 그랬지만, 역시 자취 첫날 밤에는 간단한 알코올이 딱이다. 적당하게만 마시고 밤거리를 쏘다니며 지리를 익히고 분위기를 파악한다. 의자를 가지고 오는 것을 깜빡해서 급한대로 가게의 의자를 가져오기로 하고 가는 길을 파악했다. 그러면서 인근의 홈마트 두 곳을 방문했는데, 영동시장 안 쪽에 위치한 마트가 가격적 메리트가 크더라. 묶음 샐러드가 2500원? 구성은 조금 부실하지만, 양으로는 손색이 없다. 가격으로만 보면 롯데마트보다도 싸다! 집 바로 앞의 마트는 양배추를 8000원에 파는 것을 보고 미련없이 떠나갔는데, 조금 거리가 있더라도 시장 속 마트를 앞으로 애용하지 않을까 한다. 
    술은 연태고량주로 샀다. 고량주 맛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는데 전번에 진구 형이 왔을 때 한번 다시 맛 보고 나도 금새 푹 빠져들었다. 과일 향이 내 취향이라 나도 이러다 지우따라 고량주 러버가 될 지도 모르겠다.

    길을 걷다보니 정말 내 오랜 고향이다. 길 걸으면서 느껴지는 이 정취는 두려우면서도 익숙하다. 술마시는 사람들의 동네, 강남의 빈민촌. 닭의 벼슬보다는 소의 꼬리가 나은 이 곳이 바로 내 고향, 논현이다.

    지우가 확실히 내게는 어떤 물화된 자제력으로 다가오는 듯하다..ㅋㅋ 이 놈이 뉴질랜드에서 술 마시다 내게 톡을 보냈는데 컴터 설치 어떻게 할까 구상하며 멍 때리는 와중에 톡이 오니까 정신이 번쩍 들어서 후딱 설치를 마치고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친구의 연락은 어떤 식으로든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번쩍 들게 하는 구석이 있다. 본인이야 무슨 느낌으로 나를 느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나를 잘 컨트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니 그래서 오늘 공부는 얼마나 한 거냐..?

    '일지 > 마지막 계절&D-싸피(23.06.22~23.07.04)'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703월-다시 들린 학교  (0) 2023.07.04
    20230702일-2일차  (0) 2023.07.03
    20230629~30목~금-술술술  (0) 2023.06.30
    20230628-머리, 엘리멘탈  (0) 2023.06.29
    20230627화-새로운 과제들  (2) 2023.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