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마지막 계절&D-싸피(23.06.22~23.07.04)

20230626월-데굴데굴

제로타이 2023. 6. 27. 00:00

 

목차

     

    인수기

    목요일을 예비군으로 빠지고, 금요일은 교수님 사정으로 휴강을 한 이후 처음으로 듣는 인공지능수학기초. 원래는 심화를 듣고 싶었지만 신청자가 거의 없어 폐강이 되는 바람에 나는 졸업을 못할까봐 또 조마조마..했지만 결국 수강신청 변경 기회가 주어져 살아남을 수 있었지.

    수업은 거의 전적으로 교수님의 기량으로 진행됐다. 본인이 아는 것들을 쫙 풀어놓는 식의 수업. 아무래도 수학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들이다보니 그렇게 해도 괜찮은 것이리라. 그래서 오늘은 저번 시간에 배운 field 개념을 조금 더 배우고 나서 곧바로 선형대수학으로 들어갔다. 선형대수학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는 학문이라 이번에 제대로 기초를 다지고 싶은 마음이다.

    수업이 끝난 뒤에 교수님한테 싸피 병행 가능 여부를 물어봤다. 처음에는 절대 안 된다는 것처럼 말씀하셨는데, 내가 온라인 수강 가능 여부를 여쭤보니 살짝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하시더라. 대신 중간 기말을 꼭 참석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 정도면 내가 바랐던 최상의 결과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타협할 수 있는 정도는 될 것 같다. 온라인 참석은 하기만 하고 제대로 수업을 못 듣더라도 뭐라 하지는 않으셔야 할텐데.. 하필이면 중간이 7.6이라 조금 마음에 걸린다. 싸피 시작한지 하루만에 오전 시간을 빼먹어야 한다니, 사람들하고 친해지기 딱 좋은 시기에 이런 패널티가 주어진다니, 가뜩이나 사람 사귀기 힘든데 더 힘들어지겠구만. 뭐.. 어떻게든 되지 않으려나. 

    먼지 나게 돌아다닌 오후

    잘 몰랐는데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이라고 한다.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만, 낮에는 비가 꽤 많이 오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시점에 나는 바깥에 나갔다. 수업이 끝나고 토익 점수를 바로 출력하러 학관을 갔는데 열려 있지 않아서 결국 집으로 돌아왔다. 당장 집에 먹을 것을 구비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밥은 학관에서 떼웠다. 

    집에 돌아와서 잠시 단백질 보충해주고, 곧바로 나갔는데 비가 참 많이 오는 타이밍이었다. 어땠냐 하면, 도로에 물줄기가 형성이 돼서 옆에 차가 지나가는데 시원하게 물결을 이쪽으로 구태여 보내주고 갈 정도였다. 많이 묻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어차피 비 때문에 몸이 젖어 있어서 상관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원래 집에 온 목적은 지금 잠시 비가 소강한 타이밍을 이용해 자전거를 끌고 빠르게 내가 들러야 할 곳들을 들리고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내 계획은 무산됐다.

    아무튼 일단 나와서 처음 향한 곳은 이리데산트? 미용실. 떡전교 인근에 위치한 이곳을 추천해주는 글을 봤기 때문에 들린 건데 문이 안 열려 있었다. 그러고보니 항상 문이 닫혀 있다는 글을 보기도 했는데 아마 망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머릴 정리할 예정이었으나 이것도 무산됐고, 다음은 정문으로 가는 길에 있는 프린트방. 여기에서 토익 점수 인증서를 출력했다. 그 길로 철학과사무실로 가서 토익 점수를 제출했다. 이제 나는 졸업이수학점만 충족시키면 정말 졸업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도서관이었다. 참존가를 반납하고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대출할 요량이었는데 어쩐지 주머니가 허전하더라니.. 지갑을 분실했다는 것을 여기에서 알았다. 지갑을 꺼낸 곳이 정문 프린트 방이었으니 아마 거기에 두고 왔을 것으로 추측이 되었고, 어쩔 수 없이 그 먼 길을 다시 걸어서 갔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이 타이밍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는 것.

    결과적으로는 정문에서 도서관까지의 거리를 두어번 왔다갔다 한 꼴인데, 습한 날씨에 이만큼 걸으려니 금새 지쳐서 도서관에서 잠시 쉬면서 책을 읽다가 갔다. 도서관도 많이 바뀌었더라. 1층이 이렇게 이쁘게 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슬슬 많이 걸으면 다리가 아프다.😥 무릎 관리 조금만 잘할 걸.. 최소한 혼자 운동을 멋대로 시작하지는 않았어야 했다.

    회고 및 다짐

    과사에 드디어 제대로 다시 문의를 했다. 결국 계절학기 들어도 졸업 쌉가능이다. 에타 친구들 덕에 가슴 많이 졸였구만.
    그러고보니 나랑 비슷한 사람이 글을 올렸길래 댓글로 내가 답을 해줬는데 또 아래에 누군가 안 된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걸 보고 다른 학교도 된다는데 우리가 왜 안 되냐, 댓을 달았더니 갑자기 딴 학교 가라고ㅋㅋ 근거도 없이 그러는 것 같길래 그냥 무시했는데 질문을 올린 글쓴이가 사실 확인 후 꺼지라고 댓글을 달더라(근데 그냥 넘기면 되지 얘는 또 왜 갑자기 비속어를 쓴 걸까? 이 놈도 웃긴 놈이다). 나도 흥미로워서 계속 지켜봤는데 낚시한 놈이 어그로 잘 끌린다네 뭐네 하면서 글쓴이를 신고하겠다대..ㅋㅋ 눈 앞에서 마주한 막장극을 보면서 개꿀잼몰카인가 싶어 나도 장난으로 낚시성 댓글 신고하겠다고 하니, 곧바로 댓글 삭제하고 도망치더라. 
    초딩 때도 아니지, 유치원 때 장난 전화하던 시절에나 할 법한 장난.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당당하게 지가 장난쳤으면 장난친 걸로 그만이지, 되려 본인이 신고당할 생각에 도망치는 게 얼마나 추하냐. 인터넷에서만 이렇게 불쌍한 자신의 면모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참 불쌍하다. 나는 익명이란 문화가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차라리 사람들이 죄다 익명으로 다닐 때 하는 것들처럼 본인 얼굴 드러내놓고 지 할 말 다 하고 살면 어떤 세상이 되려나? 최소한 그러면 사람 거르기는 참 좋을 것 같다. 

    닭가슴살과 단백질 보충제. 마침 시기 좋게 다 떨어져서 고민했는데, 그냥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곧 여기를 떠난다고는 해도 그동안 쫄쫄 굶으면서 살 것도 아니고, 그거 짐 된다해도 얼마나 짐 되겠냐. 다만 닭가슴살은 적게 시키기는 했다. 그렇게 해도 롯데마트에서 사는 것보다는 싸니까, 그렇게 위안했다. 

    이 집이 누가 살기에 메리트가 있을까 고민하면서 글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한 사람은 내가 운동하는 와중에 연락이 와서 운동 마치고 집을 조금 정리한 뒤에 다시 사진을 찍어놓았다. 베스트는 이 분이 바로 이 집에 들어오는 것인데 잘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일단 나는 8월달 쯤에 방이 나갈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전까지 빨리 나간다면 더더욱 다행인 셈이니 앞으로도 장터 게시판에 글을 자주 올리기는 해야겠다.
    그건 그렇고 어머니가 강남 쪽 집을 구해주셨다. 집 크기가 넓어 가족이 간혹 와서 자고 가도 될 정도로 보인다. 가계약은 마쳐주셨고, 당장도 입주는 가능하다고. 대신 그 집은 내가 직접 기기를 들여놔야 하는 것들이 많아 미리 준비할 것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주말이 되는대로 바로 짐 옮기고 그쪽에서 살 준비를 하자. 

    구르는 돌에 이끼 끼랴, 이제 다시 부지런히 움직여야 시기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