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4-2학기(23.03.02~23.06.21)

202305013토-싸피 적성진단, 모주

제로타이 2023. 5. 14. 00:02

 

목차

     

    싸피 적성진단(비전공)

    나는 솔직히 코테를 보고 싶었다. 산술 문제를 빠르게 푼다던가 하는 것은 잘 못하다보니 gsat 느낌으로 나오는 문제들을 푸는 것은 영 약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 코테가 아무래도 훨씬 더 익숙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미 비전공으로 들어가있는 걸 어쩌랴.

    응시 시간은 선택할 수 있게 돼있었고, 나는 하루를 빠르게 시작하기 위해 아침 테스트를 선택했다.
    문제는 두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하나는 수리/추리력 진단, 다른 하나는 computational thinking이었다.

    수리/추리력 진단 쪽은 객관식으로 문제 당 2분 정도 잡고 풀 시간이 주어졌는데, 표 해석이나 논리 퀴즈 같은 문제들이 나왔다. 그리고 기타 거=속시 사용하는 일반 산술 문제. 몇 개는 그냥 암산으로도 풀 수 있었지만, 몇 몇 개는 경우의 수를 일일히 세워서 풀어야 해서 시간이 퍽 오래 걸렸다. 막상 해보니까 역시 중간중간 막히는 구석이 있어 나는 모든 문제를 풀지는 못했다. 두어문제 정도는 그냥 찍어서 낸 듯. 

    computational thinking의 경우 흔히 코딩 테스트로 나올 법한 쉬운 문제들을 푸는 것이었다. 그냥 코드로 짜서 풀면 좀 빨리 풀 것 같은데, 이것을 일일히 손으로 풀고 있으려니 어질어질.. 문제 당 8분을 잡고 풀도록 되어있었으나, 각 문제 속에 부분 문제가 5개씩 있어서 만만하게 볼 수는 없을 정도였다. 각 5개 문제는 초반은 쉽고, 후반은 복잡하게 나와서 계산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막상 해보면 규칙은 어느 정도 금새 찾을 수 있지만, 그것을 찾아도 코드로 쓰지를 못하니 일일히 손으로 써가면서 그 규칙으로 계산을 하는 시간이 넉넉치가 않았다. 코드로 했으면 다 풀었을 것 같은데..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까 가이드에 ide를 쓰지 못한다는 제한 같은 것은 없었는데 그냥 코드로 짜도 됐던 것 아닐까? 괜히 나 혼자 바보 같이 손으로 쩔쩔매면서 풀었으려나? 이거 진작에 문의해서 물어볼 걸 그랬다. 아무튼 이쪽도 3 부분 문제 정도를 못 풀었다.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이었을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근데 보니까 gsat은 아예 연습 문제집도 나와있던데, 대비할 사람들은 충분히 대비를 했을 것 같고 그렇게 봤을 때 내 성적이 좋게 나올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내 우려사항이다. 일단은 모든 문제를 풀라고 시간을 준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넘어가련다. 

    회고 및 다짐

    다음 주 토요일에 선아 누나를 보러 갈 생각이다. 그렇지만, 미리 위치를 알아두지 않으면 조금 헤매기도 하고 관련한 예절이나 절차를 잘 몰라서 알아보기 위해 오늘 시간을 조금 투자했다. 위치가 기억나지 않아 진아 누나한테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봤는데, 선뜻 알려주었다. 진아 누나는 어떤 심정일까. 다음 주에 당장 식 올리는데 대뜸 떠나보낸 가족을 묻는 사촌을 보는 기분이.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말 꾸미기가 어려워 별 말은 하지 않고 그냥 용건만 말하고 끝을 냈지만, 내가 괜히 아픈 기억을 긁은 게 아니었으면 한다. 
    납골당에도 문의를 해봤다. 그런데, 안 속에 물건을 비치할 수 있는 사람은 허가된 인원만 가능하다고 한다. 전번에 나에게 그런 권한을 큰아빠가 줬다고 했던 기억이 살짝 나는데, 확실하지는 않다. 아무래도 이건 다시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가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겠지만, 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오는 건 또 불편하다. 식 전날에 갔다올 생각이라 큰아빠가 같이 가는 것도 결코 좋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되도록이면 나 혼자 내 슬픔을 만끽하고 싶다.
    납골당 사이트에 하늘에 보내는 편지라는 게시판이 마련되어 있었다. 적힌 글들을 살짝 훔쳐보았는데 애절한 그 마음에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급작스러운 이별이 아니더라도, 예정된 이별이더라도 슬픈 건 슬픈 것이다. 어떻게 해도 후회는 남는다. 그럼 차라리 해보고 후회했어야지. 상투적이다. 어떤 것도 변하지 않으니까 대상 잃은 말들만 메아리칠 뿐이다.
    일단 가서 헛걸음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내 편지를 확실하게 전달하고 싶다. 이전 기억으로는 내게 어떤 권한을 준다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서, 구태여 아빠한테 전화해서 확인을 부탁했다. 내가 직접 큰아빠한테 물어보는 방법도 있겠으나 일단 단계를 거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나니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알아봐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 

    내 스스로에게 내건 약속은 잊지 않았다. 그때 차마 못 건넨 편지, 꼭 전하러 가겠다.
    1년 전의 편지만 꼴랑 주기 뭣해서 마트에 가서 편지지와 봉투도 사서 새로운 편지도 썼다. 이런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삶이 내게는 퍽 익숙한 것이다.

    전주에서 사온 모주를 마셔봤는데, 이거 그냥 쌍화탕이다! 청주와 탁주를 만들 때 썼던 헝겊에 각종 약재를 넣어 끓여서 만든 술, 모주. 헝겊에 남은 알코올만이 유일한 도수로서 작용하기에 도수가 굉장히 낮다고만 들었다. 1.5%면.. 술이냐 이게. 마셔봤는데 그냥 쌍화탕 맛만 나고 정말 술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 음료수 마시듯이 꼴딱꼴딱 먹었다. 이런 건 정말 해장술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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