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타이 2023. 7. 3. 00:19

 

목차

     

    편하면서도 불편한

    창이 2개나 나있어서 그런지 해가 뜨니까 집이 엄청 훤해졌다. 자취방의 창은 굉장히 작아서 그럴 일이 없었건만, 덕에 아침에 또 일찍 기상하게 됐다. 일찍 기상하는 게 여러모로 앞으로 이득일 것 같으니 뭐 나쁠 건 없지. 과음하지는 않으려고 딱 고량주 한 병만 마셔서 그런지 숙취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점심으로 먹을 샐러드는.. 상태가 상당히 안 좋아서 씻다가 그냥 다 버렸다. 역시 싼 데는 이유가 있는 건가. 저렴하면서 신선한 샐러드를 먹을 방법이 없을까나..

    아직 세탁기 설치를 하지 못한 관계로 근처 24시간 빨래방에 들렀다. 바로 옆 건물에 있어서 위치는 가깝기는 한데, 보자마자 화를 일으키는 가격이라 최대한 다시 오고 싶지 않다. 빨래에 건조해서 12500원은 너무한 거 아니냐. 일주일치를 모아가도 한달에 오만원은 쓰라는 꼴인데, 청량리 자취방에 있는 빨래방이 정말 좋은 곳이었구나..

    의자가 제대로 된 게 없으니 책상 앞에 앉기가 싫고, 그러니 뒹굴뒹굴거리며 하루를 보냈다. 농땡이를 피운 건 아니고 누워서 책을 읽었다. 시간 없어서 놀고 싶은 마음이 잘 안 들더라. 

    대충 지금까지 이틀 차 살면서 느낀 점이나 적어볼까. 오래된 집 냄새가 엄청 난다. 어제 다 마치지 않은 짐 정리를 했는데 부엌 선반을 여니까 찌린내가 엄청 났다.. 도무지 여기에 그냥 물건을 둘 수 없다고 판단해서 냄새 빼려고 하루 종일 열어두고 있는 상태이다. 그랬더니 온 집안에 찌린내가 진동을 하고 있다. 아침 쯤에는 담배 냄새가 풍기기도 했다. 이건 담배 냄새인지 뭔지는 잘 분간은 안 가는데 아무래도 근처에서 담배 피는 냄새가 여기까지 오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벌레가 엄청나다. 오늘은 일단 덜 한 것 같지만 어제는 방정리를 하면서 방울벌레 6마리, 모기 한 마리를 잡았다. 오늘은 일단 방울벌레 한 마리밖에 못 봤는데 안심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집이 벌레에 엄청 취약한 것 같아서 이걸 어떻게든 잘 대처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전 자취방보다 크기가 커서 그런지 에어컨은 비슷한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집이 쉬원해지는 속도도 느리고 전체적으로 시원하다는 느낌이 덜하다. 이정도면 나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마이너스 요소이긴 하다. 아, 구한 책상이 아무래도 역시 높이가 많이 낮은지 모니터가 잘 안 보인다..아무래도 모니터 받침대를 꼭 사야만 할 것 같다. 

    그래도 나쁜 것만 있는 건 또 아니지. 일단 방이 넓으니 쾌적한 느낌은 든다. 현관 문이 비밀번호를 누르는 구조라 편하기도 하고, 화장실이 세면대와 샤워기가 분리돼있다. 환풍기가 있어서 환기가 아예 안 되지는 않는다. 이전 집은 환기가 참 곤란했다. 창문이 너무 작아서 환기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를 못 하더라고.
    그리고 싱크대가 넓어서 설거지하기에 용이할 것 같다. 요리하는데도 적당히 괜찮을 것 같다. 나중에 직접 고기 구워 먹는 그림도 기대해볼 수는 있을 듯. 부엌 환풍기도 잘 작동이 된다. 지금 선반 냄새 뺀다고 전부 개방해뒀는데 덩달아 환풍기도 작동을 시켜놓으니 조금은 나은 것 같다.
    넓어진 대가는 앞으로 다양한 곳에서 나타날 것으로 추측된다. 일단 냉장고가 넓어진 것도 굉장한 이득이다. 이제 닭가슴살 100개 살 수 있겠다! 청소, 벌레 관련 이슈는 더 어려워질 테니 양날의 검인 셈이다.

    회고 및 다짐

    의자가 없으니 정말 너무 불편하다. 지금은 일단 가게의 의자를 빌려쓰고 있지만 위생적이라고는 안 보여서 오래 앉아있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모니터가 잘 보이지 않아 자세가 구부정해지는데 너무 부담스럽다; 

    이리저리 신경 쓸 게 더 늘었냐. 스트레스가 잘 안 풀리는 느낌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