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9월-시험과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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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수학 시험
진구 형 코고는 소리에 적응을 한 후로 쪽잠 정도는 잘 수 있었다! 반면 진구형은 내가 침대 면적을 너무 많이 차지해서 참다가 결국 아래로 내려가서 잤다고 하대...ㅋㅋ 내가 수면 습관이 좋지는 않은 모양이다. 일어나서 평소와 같이 바나나에 얼마 안 남은 닭가슴살을 먹고 일어나서 느긋하게 준비하다가 바로 출발.
그냥 평소와 같이 자연스레 정기관을 갔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별 생각 없이 있었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들어 온라인 강의실을 확인해보니까 시험은 또 백기관에서 친다고 하대.. 시험 치기 3분 전에 알게 된 것이 나름 다행이라면 다행인 걸까? 무튼 그 길로 바로 백기관까지 자전거를 달렸다. 어째 내가 보는 강의들은 죄다 나동 601호에서 시험을 치는 걸까. 시험 명당이라도 되는 건지.
서둘러 갔지만 막상 가보니까 시험은 30분이 늦게 시작했다. 괜히 땀만 뺀 꼴이다.
시험은 생각보다 풀만 했다.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았으니 힘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태 들었던 내용 쪽에서 나오는 문제는 그냥 무난하게 풀 수 있는 난이도기도 했고, 애초에 내가 잘 아는 분야라서 잘 푼 것 같기도 하다. 대신 내가 안 배운 부분 쪽은 푸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중간고사와 같이 3개의 문제를 골라서 그 문제는 풀지 않도록 제시됐다. 그 덕에 나는 조금 이득을 본 것 같다. 어차피 결과가 어떻든 상관 없지만서도 역시 시험이 있는데 제대로 치지 않는 것도 내 성미에 안 맞는 일이다.
마스터의 가이드에 따라
시험이 끝나고나서는 자고 있는 진구형을 깨워서 점심을 먹으러갔다. 진구형 나와바리라 하면 아무래도 회기 쪽이라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회기로 갔다. 그냥 걸어가기에는 날씨가 너무 더웠기에 내린 부득이한 결정이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부자순대국. 형 말로는 회기 진미 10위에 랭크할 만한 곳이라고 하더라. 나도 기대하고 얼큰한 순대국으로 시켰다. 신기하게 생마늘을 주고 이걸 찧을 수 있는 도구도 줘서 적당히 마늘을 넣어서 먹을 수 있게 돼있었다. 진구 형 왈 먹으면 술 두 병은 기본으로 들어가는 곳이라고.. 맛 본 바 확실히 회기진미라 할 만한 맛이었다. 국물이 깔끔한 사골 국물 맛이 나서 확실히 술이 절로 드가긴 하더라.
술을 많이 마시진 않았다. 진구 형이 술을 별로 마시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서 한 병 같이 비운 후에는 나 혼자서만 조금씩 마셨다.
원래는 이후에 아포카토를 맛있게 하는 카페를 갈 생각이었으나, 왜인지 오늘은 문을 닫은 모양이었다. 아무튼 형이 나한테 다음으로 추천해준 큐큐면관을 갔다. 처음 계획한 이상으로는 무조건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살짝 내가 억지로 형을 끌고 가다시피 했다. 계획을 세웠으면 그대로 진행시켜! 해서 회기역을 넘어가서 큐큐면관에 가서는 차가운 고기에 중국 냉면, 하가우 딤섬을 시켜먹었다. 하는 김에 고량주도 털어먹었다. 사실 나는 고량주를 마시는 게 조금 목적이 있었던 게 고량주를 많이 안 마셔봤기도 하고 마셔본 지도 하도 오래 돼서 무슨 맛인지 미리 파악을 할 생각이었다. 15시에 브레이크 타임이라 하여 더 먹지는 못하고, 맛집 기행은 이것으로 끝!
진구 형이 어제 같이 자보고 나서 집이 좁아서 계속 생활하기 힘들다고 모텔을 잡았다 ㅋㅋ 하긴 내 자취방이 공간이 넓지는 않다. 가격이 싼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물론 나는 혼자 살기에 딱 만족스러워서 좋지만, 아무래도 두 명이 살 만한 공간은 확실히 아니다. 안 그래도 어머니가 이불 갈고 각종 생필품을 조달해주시러 오기로 하셨기도 해서 적당한 타이밍에 진구 형이 빠져줄 필요가 있기도 했다. 뭐, 그러한 아다리로 점심을 먹은 후에는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진구 형은 모텔로 갔다.
오랜만에 회까지
어머니는 17시 쯤에 오셨다. 집에 오니까 술이 다 깨서 집 청소를 조금하고 있었는데 금새 어머니가 오셨다. 나를 짐이 많지는 않았고, 침대 커버도 금새 갈아서 딱히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이후로는 밥 사주신다고 해서 이전에 이발소에서 추천을 해줬던 횟집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 싸다구회수산. 전번에 집에서 회 먹을 거면 여기에서 회 뜬 거 바로 받아서 가져가면 딱이라고 했던 곳.
들어가보니 젊은 분들이 서빙을 하셨다. 뭐랄까, 알바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젊은 사람 여럿이서 운영하는 가게 느낌이었는데 진짜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회무침과 생선 튀김, 회 등등이 서빙됐고, 먼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떤 술 마실지를 물어보기에, 결국 또 술 한잔 했다. 회에 술? 절대 못 참치..! 싸다구는 확실히 먹기에 괜찮은 집이었다. 회 자체의 엄청난 퀄리티는 잘 모르겠다만, 전체 세트를 두고 봤을 때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이후에 추가적으로 매운탕 6천원 짜리를 시켰는데 와우 이게 엄청 또 맛있었다. 6천원의 양이 아니었고, 맛도 좋았다. 어머니가 수제비를 넣다가 내 옷에 거하게 빨간 국물자국을 남기시는 이슈가 있었는데, 이거 잘 안 지워지더라 ㅋㅋ
회고 및 다짐
이후에는 집에 와서 빨래하고, 운동도 할 생각으로 웰니스를 갔는데 시간대가 너무 늦어서 관뒀다. 웰니스에서 씻기라도 하면 다행이지 뭐. 아무래도 우리 집에서 씻는 것보다는 훨씬 이점이 많다.
용준이가 왔을 때는 어떻게 남정네 둘이서 같은 침대에서 잘 수 있냐!는 생각이어서 용준이에게 침대를 내어주고 나는 밑에서 잤는데, 꽐라된 채로 침대에 부대껴서 잔 이후로는 그냥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 뭐 어떠냐, 결국 자기만 하면 다 똑같은 것 아닌가.
그런데 옆사람이 뒤척이는 느낌에 내가 바로바로 반응이 와서 그 부분은 조금 불편한 것 같다. 옆에서 움직이면 자고 있다가도 갑자기 잠에서 깬다. 같은 침대를 쓰려면 역시 침대의 크기가 기본적으로는 조금 넓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