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4-2학기(23.03.02~23.06.21)

20230618일-토요일의 끝은 일요일의 시작

제로타이 2023. 6. 19. 00:05

 

목차

     

    적당한 음주는 기억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간단하게 어제 리뷰를 해보자면, 16시에 운동을 하고 그대로 집에 와서 끼니를 대충 떼운 후에 바로 장을 보러 갔다. 손님이 오는데 또 대접이 섭섭하면 직성이 안 풀린다. 이제는 또 조금 더 생활력이 올랐다고나 할까, 뭘 사야할지에 대한 고민에 조금 더 힘이 실린 기분이었다. 국물류를 원한다고 했으니 매운탕 밀키트, 회 좋아하니까 참치회, 튀김도 땡길까봐 닭강정도 샀고, 후식으로 먹으면 좋겠다 싶은 수박까지! 처음으로 10만원 넘게 장을 본 듯.. 10만원을 넘기면 결제할 때 조금 더 절차가 들어가게 된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성대하게 준비한 건 좋았다. 근데 문제는 생각 이상으로 짐이 많아져서 들고가기가 엄청 빡셌다는 것.. 작은 수박이라고 무시했는데 무게감으로는 현역 수박 뺨치는 느낌이었다. 무튼, 장을 보고 와서는 후숙시킨 바나나를 랩에 싸고, 수박 자르고, 매운탕 끓이고..

    진구형은 21시에 왔다. 나는 형이 22시 넘어서 올 줄 알고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너무 빨리 와서 조금 당황했다. 그래서 무슨 일 때문에 서울에 올라온 건가, 했는데 소개팅이었다고. 뭐, 긴 말 않겠다.
    집에서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 대신 조금만 먹고 호찬이가 창업 멤버로 들어가있는 mned에 처음 가보게 됐다. 언젠가 취업하면 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아껴두고 있었는데, 뭐 또 이런저런 인연에 흘러가는 거지 뭐. 결과적으로는 호찬이는 조만간 그만둘 의향인 것 같아서 오히려 지금 들리게 된 것이 다행이었던 듯. 후문에서 조금만 내려가다보면 바로 있는 자리라 위치는 정말 좋지 않나 싶었는데 장사가 엄청 잘 되는 건 또 아니라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에서 기범이형과 호찬이까지 해서 4명이서 술을 마셨다. 대충 파우스트 두 잔에, 호찬이가 시음해보라고 가져다 준 전통주들. 내가 처음 느껴보는 맛이 많아서 굉장히 진귀한 경험이었다. 언젠가 종류별로 술을 사두고 조금씩 홀짝이는 여유, 그런 로망을 품어본다..! 호찬이네가 만든 살사소스를 나초에 찍어서 먹기도 했는데 소스가 진짜 엄청 맛있어서 감동받았다. 맘 같아서는 그냥 소스만 퍼먹고 싶은 기분이었다!

    1시에 가게가 마감이라 그대로 쫑. 파우스트가 독하기는 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니까 취기가 또 확 돌았다. 그래서 이후에는 기억이 조금씩 뜨문뜨문.. 큰맘할매순대국까지 가서 거기에서 추가적으로 술을 더 마셨다. 여기에서 손경영 김경영 씨 둘이서 개난리를 피웠던 기억은 나는데..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기억이 가물가물..

    많이 마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역시 칵테일류가 안주 없이 들이키다보니 감지도 못하게 취기를 확 올리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옥행 특급열차도 마실 때야 몇 잔씩 들이키는데 나중 돼서 집 갈 때 나를 앉은뱅이로 만들곤 했다. 프로도씨랑 마실 때도 조심하긴 해야겠다.. 

    집에서

    집에 돌아와서 술을 조금 더 하려다가 말았다. 잔이 적어 마시려면 잔을 씻어야했는데 그러기에는 내가 취기가 너무 오른 상태였다. 무엇보다 어떤 술 때문인지 머리 아픈 숙취가 와서 술 마실 기분이 안 났다. 그래서 나는 사뒀던 회를 까서 조금 맛보고 말았다. 진구형은 그다지 맛 없어하더만 끝끝내 그 많은 회를 다 비워버리더라..ㅋㅋ 피곤해서 나는 먼저 침대에 눕고 이어 진구형도 누워서 그대로 같이 사이좋게 곯아떨어졌다!

    대충 12시까지 자다가, 나는 숙취가 가셔서 앉아서 시간을 떼우고 진구형은 그대로 더 잠을 자서 17시까지 집에 짱박혔다. 안타깝게도 내가 시간이 많은 편은 아니라 나는 그동안 책을 읽었다.

    저녁 먹기

    17시에 나와서 무얼 먹을까 하다가, 애슐리를 가기로 마음 먹었다. 뷔페를 먹고 싶다는 진구형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청량리 롯데 애슐리로 출발. 위치가 어딘지 잘 몰라서 조금 헤맸지만, 여차저차 도착했다. 대기 줄이 조금 있어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만 했는데, 그동안 옷 쇼핑을 조금 했다. 형도 패션을 잘 아는 것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나보다는 일가견이 있어 이리저리 나를 봐주다가 결국 하나를 구매했다. 형에게도 잘 어울리는 옷이기도 했고 1+1 행사를 하던 참이라 둘다 같은 옷을 사게 됐다. 

    이후에는 애슐리에서 모든 메뉴 하나씩 먹어보기 도전!은 결국 실패. 이제는 위가 너무 쪼그라들었는지 배가 금방 불러온다. 물론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잘 먹는 편이기는 한 것 같지만, 그래도 안 먹으면 안 먹을수록 먹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당연지사인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두 시간 꽉꽉 채워서 먹고 나오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 이후로도 다시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떼우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회고 및 다짐

    21시에 들어와서 씻고 일기를 쓰는 중. 진구 형은 아무래도 오랜만에 올라와서 시간을 좀 오래 보낼 심산인 듯하다. 예상치 않았지만 오늘도 진구형은 우리 집에서 자고가는 것으로 됐다. 

    사실 어차피 기말을 놓아준 몸이지만 그래도 조금의 벼락치기는 할 생각이었는데 내 계획이 완벽히 어그러졌다..! 문학 소모임, 스터디, 기말 다 잡을 수 있으려나.. 심지어 목요일은 예비군이네. 그래도 친구 좋다는 게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