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4-2학기(23.03.02~23.06.21)

20230604일-스터디는 쉬지 않는다, 내게 주는 생일 선물

제로타이 2023. 6. 5. 00:15

 

목차

     

    과거의 나로부터, 오늘의 내게 건넨 생일 선물

    기왕이면 내 생일이라던가 하는 더 의미 있을 법한 날에 이 선물을 받았으면 더 좋았으려나. 전번에 주문했던 로스트아크 콘서트 앨범을 드디어 마주했다.

    17일 쯤에 시켰던 앨범. 친애하는 친구로부터 예쁜 꿈을 꾸라는 말을 듣고, 나는 언젠가 끝내야 할 내리막 길에서 잠시 멈춰섰다. 언제 끝내야 할 지도 모른 채로 흘러가던 시간들, 울음으로 시작했던 그 방황이 울음으로 끝났다. 
    거창하게 말하지만, 사실 이 이후로도 나는 조금 더 게임을 즐겼다. 다만 그저 이런 것들이 모여 내게 힘을 주었다는 것이다. 

    트리시온, 세상의 끝. 앨범의 테마로 장식되기에 손색이 없다. 전부 모인 7개의 아크 뒤로 비치는 아크라시아를 보면 또 내가 걸어온 여정을 보는 것만 같다. 혼자 즐기다가, 어느새부턴가는 사람들을 도우며 살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결국 그런 놈이다. 찌질하고 신경질 부리기도 하고 속내를 감추며 뭣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래도 누군가를 돕는 일은 내게 한편의 행복이기도 하다. 내가 걸어온 길이 힘들었다면, 다른 이는 그 길을 조금 더 편하게 걸었으면 좋겠다. 후임들을 갈구지 않았듯이, 민폐를 끼칠까 두려워하던 사람들이 뻗는 손을 붙잡으려 노력했다. 
    그래서 나는 결국 나까지 구한 것이다. 내 안에서 울리는 메아리를 묵인하던 관성을 뿌리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그러니 최소한 내게는 나는 영웅이었겠네.

    강선이 형의 마지막 메시지. 사실 요즘은 조금 퇴폐되어가는 것 같지만.. 아무튼 앞으로도 계속 꿈을 가득 담고 싶다.

    사실 cd 플레이어가 없어 정작 트랙들은 못 듣고 있지만.. usb로 공연 영상은 당장 볼 수 있었다. 이거.. 64기가짜린데 내용물로 꽉꽉 차있다. 영상 화질이 상당히 좋은 모양이다..!

    여유가 없어서 다 보지는 않았고, 짧게 sweet dreams my dear와 몽환의 아스탤지어만 잠깐 들었다. 유튜브로 송출될 당시, 김현심 성우의 찬미하라 대사가 누락되어서 현장에서 느꼈을 전율이 없어 아쉬웠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괜히 그 부분을 다시 들어봤는데, 여기에도 해당 사운드가 반영이 안 돼 있나, 아쉽다 생각하려던 찰나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아브렐슈드의 목소리가 지나갔다. 내가 처음 아브렐슈드 잡던 날이 갑자기 떠올라서 눈물 핑 돌았다. 윈네님도, 와로두님도, 침성님도 다 그립다. 아무튼..

    노래들을 들을 때 비로소 내 2023, 스물 일곱(이제는 만으로 스물 여섯이겠구나)의 생일 선물이 완성되리라. 그런데 그건 조금만 더 미루도록 하겠다. 기왕이면 졸업하고, 다시금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갈 때 그 축배를 남겨두고 싶다.

    다시 예술청으로

    일기를 쓰려다 보니까 순서가 뒤죽박죽이네. 앨범은 간단하게 집에서 구성품만 확인하고 챙겼다. 들은 건 자취방에 돌아온 이후! 원래는 집에서 토익 자료와 계속 필요했었던 면도날, 식칼을 가져가려 했는데 막상 식칼은 녹이 슬었고 면도날은 찾을 수 없어 처음 보는 전동 면도기를 가져가게 됐다. 전동은 한번도 써본 적 없는데 이번 기회에 길들여보는 것으로. 출발하기 전 이제는 내가 관리할 수 없는 정수기 필터 교체법을 어머니에게 전수했다. 

    전날 호되게 당했던 5500-2번을 결국 타고 다시 예술청으로 향했다. 올 때야 문제가 됐지만 갈 때는 만석이 아니었던 관계로, 그냥 무난하게 타고갈 수 있었다. 통학을 위해 탈 때는 순천향대학병원에서 내렸지만 이번에는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리고 마을 버스로 조금 더 이동하자 금방 예술청 도착. 혼자 공부하면서 기다리다보니 다른 분들도 금새 도착하셨다.

    오늘은 어제 이야기했던 대로 2대 1로 면접을 하기로 하고 나와 윤수님, 수민님과 다른 분들로 하여 조를 나눠 면접을 진행했다. 사다리타기로 조를 정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름 순으로 조가 나뉘었다 ㅋㅋ 심지어 다 같이 수요일에 면접을 보는 사람들이더라. 사실 제대로 2대1 면접을 진행하길 바랐는데, 수민님의 의견을 따라 pt를 위주로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근데 그 마저도 꼴랑 한번 정도만 하고 이후에는 수다만 떨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수다떠는 시간이 정보를 모으고 서로 이해를 넓히는 시간 같아서 좋아하기는 하는데 아무튼 조금은 아쉬운 감도 없잖아 있었다. 

    16시 정도까지 그렇게 진행을 한 후에는 다시 모여서 CT 연습을 했다. 솔직히 CT 연습은 그다지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기는 하는데, 이건 순전히 내 입장이고 다른 사람들은 CT에 많이 고통을 겪더라. 개인적으로는 알고리즘 문제를 계속 풀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데,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이런 건 하루 아침에 실력이 오르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야만 하는 영역이라 내가 섣불리 말하기가 뭣했다. 지금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내가 이런 얘기해봐야 힘 빠지는 것밖에 더하겠나. 그래서 같이 문제를 풀기는 했는데 그냥 다른 사람들 기다려주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가급적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움을 주고 싶은데, 내 수준과 다른 사람들의 수준 차이가 조금 있어 이해하기 좋게 설명해주는 것에는 실패한 것 같다.

    17시에 스터디를 끝내고 창헌 님과 같이 저녁을 먹었다. 대학로에서 처음으로 먹어보는 식당. 원래는 긴자 교로?를 가려했는데 사람이 많아 보여서 바로 옆에 있는 떡볶이 집으로 갔다. 떡을 별로 안 좋아해서 혼자 먹을 일이 없다보니 결국 안 먹은지 거의 4,5년은 된 것 같다. 근데 이 분이 마침 떡볶이를 좋아한다시기에 오랜만에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바로 들어가게 됐다. 먹어본 바로는 무난, 나쁘지 않았다. 내가 사실 떡의 식감을 안 좋아하는 거지 떡볶이의 맛은 좋아하는 편이라 무리없이 먹은 것 같다. 

    창헌 님과는 뭔가 더 친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나이도 동갑이라 하니 나중에 둘 다 붙게 되면 편하게 말 놓고 친구로 지내고 싶다. 이 친구의 과거가 궁금하기도 하고, 좋은 인연이 되어줄 것 같다.

    회고 및 다짐

    오랜만에 전신 거울 있는 집에서 다시 본 내 체형은 과거와 상당히 달라졌다. 배에 힘을 주니까 11자 복근이 생기더라.. 확실히 몸에 변화가 찾아오니까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헬스한지 고작 3개월만에 이정도 변화라니.

    오댕이 - 오레오 + 댕댕이. 
    프로도 씨가 내 인형에 이름을 붙여주었다. 갑자기 인형 잘 있냐고 묻는데 잘 있다 했더니 대뜸 이름을 묻더라고.. 이름 지어줄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었던 지라 일단 멍청이라 했는데, 바로 빠꾸 먹고 프로도씨의 추천으로 이름을 붙이게 됐다.
    뭐,, 이제라도 이름을 불러주었으니 앞으로 오댕이는 내 옆에서 바선생을 무찌르는 수호 인형 역할을 해주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