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7토-비, 굳닭은 다시는 안 먹겠다
목차
수면
아직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꿈도 많이 꾸고, 그 꿈의 질도 그다지 좋지 않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역시 나와 동거하는 녀석들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잠자리도 침범 당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괜히 불안한 것이다. 특히나 어디로 오는 건지 모르니까 더 불안한 것이고. 열심히 트랩을 설치해놔도 먹은 흔적도 없고 비실거리며 모습을 드러내는 녀석도 없다. 그냥 한 달에 한 번 꼴로 모습을 슬쩍 내비치기만 하니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난감하다.
달과 6펜스
문학 소모임. 내가 원하던 그림이 아니라 조금 걱정되지만, 일단 오늘로 책을 다 읽었다. 책을 읽다보니 이런 소모임 가지는 것 자체는 분명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는 절대 안 읽겠지만, 읽다보면 흥미롭고 어느새 빠져있다. 서머싯 몸의 작품. 폴 고갱의 생애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하는데, 실제 고갱과 작중 인물 스트릭랜드는 꽤나 다른 성품의 인물이라나.
읽으면서 계속 신기했던 것은, 진짜 과거에는 삼일한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쓰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물론 그냥 이 작가 개인의 사견일지도 모른다. 작가 평에 동성애자였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기도 하고, 정말 그러하다면 당시 동성애는 극단적으로 죄악시되었을텐데 압력을 받은 성관념이 여성 혐오의 측면으로 새어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시대를 풍미하는 인식이었다면? 여자의 기쁨이 남자에게 복종하는 것이고 여자를 때리는 남자가 여자를 잘 다루는 것이고 하는 게 으레 당연한 것처럼 그려지는데, 나는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자시고 그냥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놀랐다. 우리나라에도 여자와 북어는 삼일에 한번 때려야 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나는 우스갯소리 수준에서 생각해왔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말이 안 돼서 그냥 괜한 허세 부리면서 하는 정도의 표현일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말로는 불주먹으로 지구 짱 먹는다느니, 그런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또 대화를 즐기는 방식도 있지 않던가. 근데 이 책을 보니까 이 삼일한이란 말도 정말로 진지한 수준에서 이야기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회고 및 다짐
오늘은 종일토록 비가 내린다. 왜 이리 집이 습하나 했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에어컨으로 완전히 이 습기를 잡지는 못 하는 것 같은데 제습기를 알아보는 게 좋으려나. 청정기든 제습기든 하나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문제는 운동을 갈 때였다. 요즘에는 날씨가 풀렸으니 운동복 차림으로 쓰레빠 신고 운동을 하러 가는데 비가 오니까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걸어갔다. 근데 웰니스에 도착하고보니 다리가 다 젖어서 발을 말리고 운동화로 갈아신어야했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발이 다 젖기는 매한가지.
근래 제대로 확인을 못 했었는데, 굳닭 소시지 제품 봉지 훼손에 대한 내 두번째 컴플레인에 대한 답변은 첫번째와 같았다. 훼손된 거 있으면 그것만 환불해주겠댄다. 사과도 제대로 없다. 내 냉장고 더럽힌 건? 내 시간 날린 건? 내가 이거 일일히 버리는 수고로움은? 이거 화가 날 만한 영역이겠지?
도대체 왜 칼질이 나있고 좁쌀만한 구멍이 뚫려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도 생각했다. 근데 사후 서비스가 이딴 식이라면, 나는 다시는 굳닭이란 브랜드가 자신의 제품에 취하는 태도를 신뢰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보상이라도 할 줄 알았다. 그 목적이 내게 사과하기 위함이든, 내 입을 틀어막기 위함이든 보통은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구제를 위한 성의를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는 뭐냐, 그냥 해당 제품만, 그것도 내가 찍어서 올린 제품 하나에 대해서만 환불? 다른 소시지는 어떻게 믿고 먹냐? 돈만 돌려주는 건 그냥 있었던 거래를 없던 걸로 만들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가? 장난치자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