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4-2학기(23.03.02~23.06.21)

20230517수-고맥락사회

제로타이 2023. 5. 18. 01:18

 

목차

     

    확랜프

    아침에 퀴즈. 어제 열심히 공부했는데.. 오늘도 잡쳤다. 도대체 하루에 확률 공부를 얼마나 해야 좀 편하게 할 수 있으려나.

    오늘 교수님이 웬일인지 본인 삶 이야기를 조금 해주셨다. 결론은 첫달이 한 학기를 결정짓는다인데, 본인이 교수가 되기 전까지 남들보다 훨씬 돌아오고 힘들게 온 이야기를 해주면서 학과 이야기도 곁들여주셨다. 뭔가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신기한 느낌이었다. 서울대에 미국에서 32살에 박사를 따셨다고 하는데, 그럼 완전 천재 부류 아니냐.. 근데 설명해주실 때는 왜 그리도 엉성한 거지. 혹시 그냥 우리가 다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강의를 진행해서 그런 건가. 

    아무튼 오늘은 적률생성함수에 대한 더 자세한 정리. 어려운 내용까지는 아니었다. 이전에 실컷 굴렀으니 또 쉬는 타임도 있어야지..

    어제부터 거의 여름인데, 왜 과기관은 에어컨을 안 트는 거냐..? 고데분이랑 확랜프 수업하는 교실이 같은데, 진짜 더워돌아가시겠다.

    컴구

    오늘은 수업을 들으러 가기 전에 30분 정도 잠을 잤다. 평소에는 자취방에서 밥을 먹은 후 바로 다시 나가서 라운지에서 공부를 하는데, 이번에는 밥을 먹은 후 조금 소화시킨 후에 바로 잠을 잤다. 식곤증이 밀려오는 타임에 확실하게 잠을 자서 피로를 푸는 전략을 택해본 것이다. 침대에 고대로 쓰러져 자보니까 확실히 오늘은 한번도 졸지 않고, 효과가 있었다!

    오늘 내용은 저번에 이어 프로세서의 파이프라이닝 시 발생하는 hazzard에 대해. data, control hazzard에 대해 배운 후 예외 발생 시 작동하는 매커니즘도 공부했다. 

    여기는 에어컨을 또 왜 그리도 빡세게 틀어둔 건지 듣는 내내 추워서 혼났다. 다음부터는 바람막이를 가지고 다니는 게 좋겠다. 
    수업을 19시50분이 돼서야 끝내주신 덕에 집에 오니 20시였다.. 역대급으로 늦게 끝났다. 평소에는 30분보다 이전에 끝내주시더만 오늘은 아예 시간을 초과해버리셨다.

    회고 및 다짐

    유튜브를 보다가 우리나라의 의사소통 문화가 고맥락이라는 영상을 봤다. 내가 유독 우리나라의 시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유, 서양의 욕설을 보면 수준이 낮아서 저런 걸로 상처 입기는 할까 생각이 들었던 이유. 그런 것들이 그 설명에 조금 명쾌하게 이해됐다. 말 속에 함의를 담아 이야기하는 게 일반적이다보니 우리나라는 항상 화자의 의도를 생각해야만 한다. 이것은 분명 의사소통을 힘들게 하는 요소이다. 바쁘냐는 질문이 그 말 자체로 이미 의도를 품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저맥락 문화에서는 정말 말 그대로 바쁘냐는 질문일 뿐이라고. 영상의 요지는 말 몇 마디를 추가해서 의사 전달을 명확하게 해주어라는 것인데, 나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언어가 꼭 효율적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의도를 숨기고, 뒤집고, 과장하는 갖가지 우리의 언어적 장치와 기술은 한편으로 재치와 더 깊은 의미를 담아내기도 한다. 오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은 마냥 좋은 사실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덕에 대화가 더 이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내가 시를 좋아하기에 이런 쪽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나는 직설적인 시를 정말 싫어한다. 나는 울림 있고 한번 더 생각해보게 만드는 시가 좋다. 시를 만드는 것은 시인의 몫이나 그것을 해석하고 느끼는 것은 독자의 몫. 시를 음미하는 순간 시는 독자만의 것이 된다. 내가 이 시를 읽어서 가진 생각과 느낌은 순전히 나만의 것. 

    아니 왜 또 이렇게 길게 나불거리고 있지. 
    달과 6펜스를 벌써 절반 읽었다. 생각보다 더 빨리 읽고 있는데 페이스를 늦춰야겠다. 오랜 텀을 두고 읽을거라 내용 요약을 조금씩 하면서 읽는 중이다. 내가 유독 다른 사람들보다 안 좋다고 생각하는 내 못난 점은 기억력인데, 내 머리로 극복할 수 없다면 손으로 극복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해보련다. 

    교내 프로그램 중에 mbti 심리 상담이란 게 있길래, 시간대도 내가 가능할 것 같겠다 싶어서 호기심에 신청을 넣었다. 학교에 취업지원프로그램이 있는데 내가 계속 활용을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씩 이런 걸로라도 익숙해지게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청한 것은 어제고, 오늘 사전 진단 메일이 와서 20분 가량 응시.

    검사를 하는데, 시중에서 볼 수 있던 검사보다 더 간략한 느낌이 들었다. 검사를 치루면서 뭔가 내 스스로가 이전과 다르게 대답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느껴졌다. 원래는 정말 계획없이 사는 사람 같았는데, 요즘에는 계획을 이전보다 계획도 세우고, 친목을 조금 더 추구하는 것 같고.
    mbti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를 편하게 설명하는 수단이다. 너무 이것에 시간을 뺏기지는 않았으면 한다.